** 어느날 냉장고 안에서 검은 색 봉지를 꺼내 보았지요.
깨끗하게 말려진 호박을 보니 참으로 마음이 짜-ㄴ- 해 지네요.
아버지께서는 여름.가을내 장마철 피해 가며 햇빛 좋은 날 따라 가며
틈틈이 호박을 말려두셨다가
지난1월 엄마 생신에 가니 한-봉지씩 주셨지요.
그 봉지를 펼쳐보다가 새삽스럽게 자식들을 생각하며 손수 햇볕에 내 놨다가-들여 놨다가 애쓰셨을
아버지의 자식사랑 하시는 마음에 가슴이 저려오네요.
설날에 집에 갔다가 아버지께 " 냉장고에 파가 다 떨어졌어요." 했었는데
돌아오는 짐 보따리안에는 어느틈에 깨끗하게 다듬어진 파가 신문지에 말려있네요.
동네 슈퍼에서 한 단 사 놓으면 여러 날 충분히 먹건만, 왠지 집에서 길러 놓은 파가 그래도 맛이 있어서
오늘도 아버지를 번거롭게 해 드리네요.
추운 겨울 동안 방 안에서 길러 먹는 이 파가 슈퍼에서 파는 탐스러운
대파보다고 왜 그리도 귀하게 느껴지는지...
부모님을 찾는 자녀들에게 무엇이던지 이것 저것 있는대로 다 꺼내서,
한-보따리씩 싸서 들려 보내야만 기쁨이고,마음이 뿌듯-하신 엄마,아버지
무엇이 좀 필요해요-하면 얼른 밭에 나가서 한 보따리 캐오시는 아버지를 보며
내리사랑이라는 표현이 어찌 그리도 적절한지요...
부모님의 자식 사랑하는 마음의 몇분의 1 이라도 감-히 따라갈 수 있을지
-호박이든 야채건 주시면 주시는대로 고맙게 가져오면 될 것을-
- 때로는 있다고 사서 먹으면 된다며 오히려
뻣대던 나의 모습에 때떄로 후회하며 신문지에 쌓인 파를 뭉쿨한 마음으로 쳐다봅니다.
한올도 버리지 말고 다-먹어야지-- 아주 귀하게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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